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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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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 그린 평창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결과를 보고)
8년간 준비해온 평창의 꿈은 경기장 하나 없이 백지 상태의 플랜만 내놓은 소치에 좌절당했다. 평창이 IOC 실사 평가 보고서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는 사실도 잊었는지, 아니면 몰랐는지, 그것도 아니면 무시했는지 IOC 위원들은 끝내 소치를 선택했다.

  평창의 실패 원인은 한창 분석 중이다. 그런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이 2014년 아시안 게임 유치 등 대형 경기를 동시 다발적으로 유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러시아는 동계 스포츠 강국이면서도 옛 소련 시절인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을 제외하면 다른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했던 것이 동정표(?)를 받았다고 전한다.

  이런 상황에서 2차 투표의 극소한 차이는 평창의 지난했던 외교 노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잘츠부르크를 지지한 유럽표의 경우 러시아가 17표, 평창이 11표를 가져왔다. 이것은 유럽의 구 동구권이 러시아의 영향력과 상관없이 소신 투표를 했다는 방증이었다. 향후 스포츠 외교에서 큰 시사점이 된다고 풀이될 수 있다.

  러시아는 경기장 건설문제와 관련, 환경단체 비난을 의식하여 최근 소치 국립 공원 지역 경계를 재조정하여 경기 관련시설 예정지역에 관광•레저 시설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선수촌과 활강경기장 예정부지인 카프카스 유네스코 자연 유산지역의 경우 완충지대에 건설하겠다고 하여 환경영향에 대한 핵심적 공격을 비켜 나갔다. 평창의 경우 눈 부족 해결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었는데 눈 제조기로 인공 눈을 만들겠다는 답변보다는 이러한 인공 눈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그린 메달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구환경보전에 노력을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는 평창의 그린 메달 프로그램을 언급해 환경영향이 우려되는 소치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푸틴 대통령을 눌렀어야 했다. 그러나 대통령 메시지는 그저 대회가 완벽하게 개최되도록 지원한다는 것과 자원봉사자로 일하겠다는 의례적인 발표에 그쳐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선수촌에서 걸어서 5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경기장을 만들어 교통 혼잡 없는 대회(이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겠다는 내용)를 치르겠다는 푸틴 연설과 대조됐다.

  소치는 눈이 많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는 광고를 CNN에 내보내면서 그린 올림픽을 수용했다. 하지만 평창의 CNN 광고는 관광지 선전 수준에 머물렀다. 이래저래 대통령 메시지와 광고 등에서 밀렸다는 생각이다.

  평창이 IOC 실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이유는 경제 지속성과 환경 지속성, 사회적 지속성에 바탕을 둔 뉴그린 플랜 덕분이었다. 경제 지속성 측면에서 특히 올림픽 경기장 사후 이용 계획은 많은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았는데 이번 설명회나 연설에서는 이러한 강점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은 러시아라는 강적을 만나 51 대 47로 분패를 했다. 하지만 2010년 도전 이후 우리가 준비해 온 뉴그린 플랜의 그린 올림픽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위한 평창의 대응 전략인 그린 메달 프로그램은 푸틴의 현장 외교력도 물리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번 '오 그린 평창'을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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