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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귀순

제목	동남권 신공항 국책사업 재검토하라

2011. 2.11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의 국제선 항공 수요를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동남권 신공항을 하루빨리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북아 제 2 허브 공항 입지 선정을 두고 국토해양부가 2월 전문가 공청회를 거쳐 3월 입지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과 대구가 각각 가덕도와 밀양 유치를 위한 범시민대회, 의회 결의안 채택 등 대결을 치닫고 있지만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계획은 원점에서 재검토해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인천국제공항이 상하이, 베이징, 도쿄를 누르고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부상하면서 일본의 JAL 이 망했다. 도쿄 대신 인천을 경유하는 항공기가 늘면서 도쿄 경유시 이용하게 되는 JAL기 이용이 줄어든 탓이다.

인접국인 일본도 휘청거리는 판에 좁은 한국내 허브 공항을 두개나 만든다는 것은 국익 손실이 매우 클 것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좁은 국토에 양양, 울진 등 수요를 정확히 계측하지 않은 채 지방공항을 국가 예산으로 지어 낭비가 심각하고 지방정부도 관리비 등 공항 유지비용에 아까운 지역예산을 써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만약 동남권 신공항중에서 입지가 더 낫다고 하는 가덕도 신공항을 정부에서 지어서 가덕도 신공항이 인천공항과 경쟁한다면 인천 공항도 경쟁력이 약화되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도 출혈 경쟁으로 적자를 면하지 못하게 되어 공항적자로 인해 부산지역 경제도 큰 손실을 입는다면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국제 여객 항공수요를 예측하여 지역발전 차원이 아닌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검토하여야 하며 인천공항의 허브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인천공항도 아직 허브공항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남권 허브공항을 건설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김대중 정부때 전남권을 발전시키기 위해 광양항과 부산항 투 포트(two-port) 시스템을 추진하여 부산항이 물류 경쟁에서 밀려나고 광양항은 투자비도 회수 못하는 등 부산-광양간 제살깎기 물류 경쟁으로 부산 지역 경제가 나빠진 것은 물론 한국 전체의 물류 경쟁력이 후퇴해 버린 사례를 기억할 것이다.

동남권이 명실공히 제 2수도권으로 도약하여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 지역내 항공수요도 충족시키는 윈윈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동남권 신공항 포기대신 김해 국제공항 확대· 활성화, 대구 K2 이전, 부산-광주 남해안 고속철 조기 개통,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선정 등 낙후된 동남권을 살릴 수 있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을 위해 뛰고 있는 부산과 대구-밀양도 이제 냉철히 어느 선택이 진정으로 국가경쟁력을 생각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것인지 냉정히 성찰하여야 할 시점이 되었다. 이에는 아래와 같은 정부의 대안 제시를 통한 적극적 지역발전 청사진이 수반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1. 동북아 허브공항 대신 부산 김해 국제공항을 확장해서 인천공항과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단거리 국제선 취항 위주의 김해 공항 저가 항공사 활성화 정책을 수립한다.

2. 대전, 대구에서 부산으로 KTX를 타고 와서 김해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부산역에서 김해 공항까지 자기 부상열차 등 단선 노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부산시가 부전역과 김해공항을 자기부상열차 운행구간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부산역을 추가하여 부산역- 부전역-김해 공항-가덕도를 연결한다면 더 효율적일 것이다.

3. 동남권과 호남권을 동반 성장시키고 남해안을 중국, 일본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는 관광메카로 키우기 위해서는 광주-부산간 남해안 고속철도 사업을 앞당기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사료된다. 우리 한국도 녹색성장을 위해 전국토의 철도화 작업이 항공사업 확장보다 더 우선되어야 하였었다. 유럽연합은 이미 10여년 전 통합 시도후 전유럽의 철도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남해안 관광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부산이 남해안 고속철도의 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4. 고유가 시대에 탄소발생이 높은 자동차 운행 위주의 교통 인프라 대신 수상교통을 활성화하고 가덕도 교통은 해운대 의료시티나 부산역에서 북항과 연계시킨다. 부산-거제도도 거가대교 개통으로 없어진 가덕도-거제간 작은섬 관광유람선을 재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부산도심에 동천, 서면천(복개후), 수영강을 연결하는 인공운하를 개발하여 소형 크루즈나 배로 해운대-이기대- 부산도심- 영도- 가덕도를 갈 수 있는 아시아의 베네치아 수상 레저도시를 상상해 본다. 도시는 창조이자 상상이다.

5.최근 부산시는 가덕도를 체류형 해양복합 관광·레저 휴양도시로 개발하려는 용역을 실시하였다.

부산시의 가덕도 종합개발 계획 용역보고서를 보면 눌차만(Golden Bay),천성항(Discovery Bay), 대항(Fisherman's Wharf) 지역  3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특성에 맞추어 갯벌과 연계한 수변생태공원, 에코센터, 크루즈·페리부두, 야외 해양수족관, 한국전통 어촌체험마을과 일본군 유적지를 활용한 영화세트장, 의료케어타운, 예술인 마을 조성 등의 구상이 들어 있다. 교통체계로는 경전철, 트램, 전기트롤버스, 자전거, 보행 등 교통시스템을 네트워크화하여 명실공히 녹색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 북항이 도심에 가까와 고밀도 초고층 호텔과 업무용 타운 위주로 개발한다면 가덕도는 종전과 같은 에너지 다소비 형태의 초고층 호텔 개발대신 제한된 지역에 소규모의 저층 리조트 타운이나 무탄소 그린 빌딩으로 구성된 저탄소 도시 내지 무탄소 도시를 지향하면서 보다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좋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도시계획과 도시 관리를 잘하여 도시계획 전문가와 이들의 프로젝트가 수출 효자 아이템이 되고 있는 싱가포르처럼 시대를 앞서가는 질 높은 도시계획과 도시 관리 제도를 개발하여야 한다. 이것도 잘만 하면 수출 효자 항목이자 주요 관광 수입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부산시의 이러한 가덕도 종합개발 구상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병행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면적 면에서 가덕도는 680 여 만 평으로 인천 영종도의 1/2도 안 되는데다 항공기 소음 피해가 예상된다. 항공기 소음은 금속성 고주파음으로 상공에서 발(發)하는 충격음이기 때문에 다른 소음원에 비하여 그 피해지역이 광범위하며 심야 피해범위는 주간보다 30~40%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볼 때 가덕도에 동북아 허브 공항과 쾌적한 휴양도시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산시 가덕도 종합개발계획: 신공항(왼쪽)과 휴양형 레저관광도시(오른쪽)


6. 가덕도는 도심에서 별을 볼 수 있는 싱가포르의 샌토사처럼 휴양형 레저 관광 리조트 스로우 시티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운대, 부산도심, 거제도와 연계하여 해양 관광프로그램을 만들되 체류하더라도 싫증나지 않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크루즈 정박항에 요트계류장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숲속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센토사 저층리조트 호텔과 센토사 아시안 빌리지

한편, 미국 동부의 라스베가스로 불리며 뉴저지시에서 배를 타고 가면 도착하는 섬, 애틀랜틱 시티처럼 카지노 휴양도시로서 가덕도를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애틀랜틱 시티는 시원스러운 파란빛의 바다와 흰색의 모래사장으로 훌륭한 경치를 이루는 고급휴양지로서 아스팔트 포장 대신 보드워크로 산책로를 조성하여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해안도로를 따라 호텔, 식당, 카지노가 들어서 있다. 연간 370만명의 여행객들이 관광 및 휴양을 위해 또 도박을 하기 위해 애틀랜틱 시티를 찾는다. 가덕도가 벤치마킹할 도시는 어디 이 두 도시 뿐이랴.

가덕도 전체를 식물원, 동물원, 테마파크, 아시안 빌리지, 디즈니랜드로 조성할 수도 있다.
부산시가 현재 석대 매립지에 식물원, 성지곡 수원지에 더 파크 동물원을 조성하고 있지만
규모도 적고 한 곳에서 동물원과 식물원을 방문하고 놀이를 즐길 수 있지는 않다.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식물원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와싱턴 D.C 동물원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가덕도 자연경관도 살리고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하여   탄소제로도시 가덕도 개발계획을 세운다면 비행기 소음으로 주민들이 고통스러운 동북아 허브 공항도시를 만드는 것보다 더 나을 지도 모른다. 가덕도가 탄소제로 관광도시로서 가까운 미래에 부산 지역 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

7. 정부도 역사가 오래된 도시들이 모여 있고 인구가 1000만이 넘지만 지역발전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진주-창원-부산-울산-경주-밀양-대구-포항을 연결하는 동남권을 과학벨트로 선정하도록 하고 이 도시들을 부산을 중심으로 모두 도시철도로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까지 과학벨트 국책사업에 포함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수도권 위주의 도시철도사업을 이제는 지방으로 되돌릴 시점이 되었다.

지역균형발전을 생각한다면 비록 현 정부가 대선 때 충청권에 과학벨트 공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충청권은 연기 행정도시 조성사업이 재개되어 국가 예산이 집중되므로 과학벨트 공약은 신중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충청권은 아산시까지 전철로 연결된 범수도권이고 행정도시효과로 자발적 투자 요인을 갖추고 있다.

8. 지방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다. 지방에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방에서 취업해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에 산단과 연구단지가 결합된 클러스트들을 조성하여 지방과 지방대학이 발전하도록 유도한다. 주변 연구기반과 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한국의 MIT를 지향하는 포항공대의 경우 동남권 발전 기여에 한계가 있었다. 동남권 대학인 포항공대, 경북대, 부산대, 울산공대, 경상대 등이 클러스트의 일원으로 과학벨트 컨소시엄에 참여하여 동남권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정부가 지원을 하여야 할 것이다.

공기업과 국가기관 지방대학인재채용목표제를 현 20%에서 최고 40%까지 확대한다면 지방대학에 우수 인재가 몰릴 것이다. 지방대학의 고사위기를 가져온 수도권 명문대학의 지방분교 증설과 지원을 억제하여 과거의 지방대학 육성 정책실패를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 취업을 위해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다 보니 수도권 주택은 갈수록 부족하게 되고 지역경제는 아사상태로 가고 있다.

9. 대구시민의 숙원 사업인 K2 이전을 조속히 실현한다. 민간 항공기에 비해 소음이  극심한 군용 비행장인 K2가 인구 200만이 넘는 대구 도심에 위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해 공항 확장시 필요한 김해 공군 비행장 이전지와 대구 K2 이전지를 같은 곳으로 선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면 어떨까 한다. 전쟁시기가 아닌 현 시점에 유사시 활용할 비행장을 지척에 두 곳이나 따로 둘 필요가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10. 디지털 시대에 지척에 있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이제는 뭉쳐야 한다. 지금까지의 인접 지자체간 갈등이 재현되지 않도록 광역 지자체 통합이 지방행정체제개편에도 반영되어야 한다.

아울러 인구비례로 선출하다 보니 현 수도권 의원 수가 과반수가 넘는 상황에서 지방발전 예산이 국회에서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 국회는 지방에 정책결정권과 최소한의 과세자주권을 주는 지방분권형 개헌과 동시에 국민 부담이 증액되지 않도록 현 국회의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방대표들이 상원으로 진출하여 국회에서 지방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선거구를 조정하고 내년 총선부터 양원제를 실시하는 헌법 개정을 년내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

노무현정신이 지방선거에서 화두가 된 적이 있다. 노무현 정신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대학육성이다. 무상급식이 이슈가 된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패인은 공천을 잘못해서 그렇다고 일각에서 말하기도 하지만 근본적 패인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지방민의 염원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현재 대선 후보군에서 복지 정책을 들고 나오고 있는데 복지정책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결합되어야 한다.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지역균형발전은 총선과 대선 이슈가 될 수 있는 큰 의제이며 장기 계획을 요한다. 지방 살리기라는 큰 그림을 그리지 않고 서민 살리기 대책만으로는 지역민심을 달랠 수는 없다.

다시 한 번. 정부에 바라건대, 동남권 신공항 유치 전쟁을 계기로 정부는 명실 공히 동남권을 제 2의 수도권으로 만드는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국가균형 발전을 기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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