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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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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개헌인가
2011.1.19

누구를 위한 개헌인가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김귀순





개헌논의대신 구제역에나 신경쓰라는 말은 정치가로서 분명히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본다면 정치의 종합적 성격을 도외시한 말로도 들릴 수 있다. 정치는 코앞의 일을 신경쓰는 단기과제와 국가 미래 전략을 짜는 중장기과제로 나누어 진행해야 하고 반드시 분리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글로벌 경제와 지방자치역량 강화를 위해 헌법개정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도 국회에서 개헌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의조차 재개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 헌법의 기본권 조항이 21세기 국민과 세계시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기본틀로서 많이 부족하여 추가하거나 현세대의 가치와 동떨어져 삭제해야 할 조항이 있다. 따라서 현 헌법은 대수술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헌법 개정자체가 권력자의 권력유지를 위한 도구로 헌법개정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투표를 거치야 하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번거로운 헌법 개정 과정 때문에 오랫동안 기본권 조항의 개정이 방치되어 왔다.

국가경쟁력이 다양한 지방 경쟁력의 합산이라고 본다면 세계경쟁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지방자치관련 조항이 현 헌법에 너무 미약하다.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건설적인 견제를 하고 지역별 다양한 주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지방조례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 중앙정부나 중앙기관 위주의 권한이 지방에게 이양될 수 있도록 지방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특히 도시계획부분이 그렇다.

미래 권력을 추구하는 대권주자들도 이 시대에 우리 국가와 국민에게 무엇이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인가를 역사와 양심 앞에 마주한다면 자신의 권력만 생각하고 시대적 과제와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개헌반대 의견을 피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야 의원 중에는 현재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긍정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명백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불신을 받는 권력구조 개편 위주의 종래의 개헌동기와 달리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지방자치 완성과 국민의 기본권 확대를 위한 시각에서 개헌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때가 왔다. 민주 정치의 영원한 주제인 자유와 복지를 21세기에 맞게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영역별, 대상별, 지역별 고려가 필요하다. 성인지 헌법도 이러한 21세기형 헌법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의제임은 부인할 수 없다.

성평등에 있어서 기념비적 성과인 르완다의 신헌법은 2003년 3월에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법의 전문(前文)에는 1979년 여성차별금지협약(CEDAW: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을 포함하여 르완다가 조인한 다양한 국제적인 인권협정과 행사를 지지하고, 르완다 사람이라면 여성과 남성 모두 국가 발전적 차원에서 동등한 권리를 확실히 가진다고 서술하였다. 이와 같은 성평등의 추구는 여성들이 '모든 의사결정과정에서' '적어도' 30%보장받는 것을 헌법에서 확고히 하게 하였다. 2003년 헌법개정은 정부의 모든 정치시스템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다.

헌법개정을 통해 국가 디자인을 다시 하고 다시 뛰는 국가, 연평균 GDP 성장률이 10%를 웃돌아 아프리카 최고를 누리는 르완다의 기적은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집권 여당과 대통령의 리더십, 여성단체와 당시 여성부(현재 여성가족부로 명칭변경), 여성국회의원들의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결과이다. 우리나라도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민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로 전환함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헌법에 반영해야 할 때가 되었다. 르완다 성평등 헌법 개정은 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수십여년 투쟁을 통해 쟁취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 기본법인 헌법 개정을 통해 단시일에 달성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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