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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귀순

제목	부산시 유비쿼터스 시티건설

(2005. 3.18  이슈투데이 이슈해설 기고)
   유비쿼터스 유토피아의 비전과 전망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김  귀  순


   부산시가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 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유비쿼터스 기술은 그동안 일부 도시나 국가에서 가상적 체험공간 또는 특정분야에 적용한 사례는 있지만 도시전체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부산이 처음이다. 정보화신도시 사업의 하나인 U-시티는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접속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기술을 기반으로 원스톱 행정서비스, 주거공간의 홈네트워크화, 교통ㆍ 방범 ㆍ방재 시스템의 자동화 등이 가능한 첨단도시이다.

  유비쿼터스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최대 화두로 다뤄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컴덱스 기조연설에서 유비쿼터스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선언하였다. 우리나라도 유비쿼터스 IT 분야 선점을 통해 일본과 미국 등 IT 선진국을 추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비쿼터스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 통신 혁명에 이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하는 것으로 단순히 혁신기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인간이 기술에게 접근하였지만 이제는 기계가 인간에게 접근한다. 자율적 컴퓨팅이 인간의 행동심리를 미리 예측하여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의 인간화를 지향한다.

  기술의 인간화를 지향하는 U-시티는 과연 우리가 꿈꾸는 꿈의 테크놀로지인가. 유비쿼터스의 유토피아는 현실화될 것인가.

유비쿼터스 프로젝트를 현재 추진하겠다는 지자체는 30 여 곳이 되는데 이에 대한 전체적인 기본계획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종합적인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각 도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가운데 장기적인 방향만 제시하는 선언적 의미인 경우가 많다.

   중앙정부의 세부적인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는 가운데 자치단체가 유비쿼터스 프로젝트를 중구난방으로 무계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관련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U- 시티의 개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외부 사례가 없어 도시 차원의 구현은 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의 계획은 거창하지만 실제 실현단계는 조정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지자체의 장미빛 전망 자체는 문제삼을 수 없으나 실제 돈이 투입되는 단계에는 시민의 예산감시가 필요하다. 주민참여 예산제도와 자치단체장 주민소환제도의 도입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가장 구체적으로 언급된 RFID 기술 도입만 하더라도, 이 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던 미국도 아직 도입 초기에 있고, 기술이 성숙되어 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부산시의 경우 U-포트 사업도 항만 물류 운용의 시범사업단계로서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전체 시스템을 돌려보아야 성공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리스크를 안고 있다.

  프로젝트 진행시 어느 정도 자금이 투입되어야 적정선이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부산시는 U- 시티 사업을 투자회수가 가능한 부분은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투자회수가 어려운 부분은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투자회수가 어려운 부분의 공적자금 투입은 시민들과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더구나 지자체장이 다음 선거나 더 나은 자리로 진출하기 위해 정치적 동기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지자체장이 시민 동의없이 장기간 추진되는 장밋빛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추진하였을 때의 실패는 고스란히 시민 몫으로 남게 된다. 지방분권이 지역혁신을 가속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주민참여 없이 대형사업이 진행될 경우 리스크가 있다. 따라서 주민소환제,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법제화가 중요하다.

각 지방정부는 전략적 상보성의 원칙아래 서로 중복되는 실험을 하지 않도록 하고 유비쿼터스 컴퓨팅 관련 각 지역의 수범사업들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국내외의 네트워크 구축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혁신사업인 유비쿼터스 사업의 시행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사생활침해, 사이버 범죄, 개인 정보 노출 등 예상되는 문제점을 줄이기 위한 관련 법령의 정비는 물론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지방정부의 혁신역량을 도와주도록 하여야 한다.

  부산시가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U-시티 구축이 조용한 기술(Calm Technology) 혁명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정부, 중앙정부 차원의 U-시티 포럼의 활발한 전개를 통해 충분히 논의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실제 부산지역이 경제 자유 구역 지정에 따른 글로벌 기업의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IT 인력양성을 통한 유비쿼터스 컴퓨팅산업의 발전과 아울러 세계어인 영어 및 인접국언어인 일어 등의 언어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기업들의 최대 불만이 언어장벽인 것을 고려해 볼 때 국가 전체의 영어공용화 이전에 개별도시의 영어 공용화 사업도 관공서 서류작성부터 조심스럽게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2003년 3월 일본 정부는 오사카를 IT 비즈니스 도시로 지정하여 비즈니스 중심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의 IT 관련 소프트웨어 생산량, 데이터 베이스, 연구 용량 등이 80%를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일본이 예상하는 U- 시장규모는 2005년 30억엔, 2010년 80억 엔을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다른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부산시가 이기려면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기업환경 조성 등 외부적 노력도 필요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기업환경 조성을 위해 간과되지 않아야 할 사항으로 온실가스의 자발적 감축을 들 수 있다. 교토의정서 발효 대상국은 비록 아니지만 준비해 간다는 차원에서 미래의 온실가스 감축으로부터 부산시 소재 기업이 불이익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개별기업의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에 대해 미리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시민들의 일상생활상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운동도 선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U- 시티가 궁극적으로 지향해 나갈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를 논의해 본다면 삶의 질이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제공하는 편의성외에도 안전성, 친환경성, 쾌적성의 측면에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도시의 생물다양성과 어메니티를 높이기 위한 도시숲 조성, 공원녹지, 자전거 도로, 보행자전용도로의 확대도 친환경성과 쾌적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부산시가 U-시티 추진과 병행하여 꾸준히 확대해 나가야 할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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