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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귀순

제목	양성평등 지방행정체제개편방향

2010.9.29

    양성평등 주민자치를 위한 지방행정체제개편 필요하다

                                                       국회 여성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김   귀  순

  고비용·저효율·다층구조의 현행 지방자치제도의 제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전격 통과된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은 핵심내용으로 시군구의 통합과 이에 관한 제반 지원 및 기본원칙들을 명시하고 있다. 주민편익 증진 및 행정 효율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정착으로 국가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하는 동 법률은 읍면동에 주민자치회를 설치함으로써 본격적인 주민자치시대를 여는 단초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따라서 향후 이 업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대통령직속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위원회(이하 행개추위)는 시군구 통합에 못지않게 중앙의 대의 민주주의를 보완할 직접민주주의의 한 방식인 읍면동 주민자치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인간은 자기 결정권이 있을 때 보다 적극적 행동이 수반된다. 민선 지방자치가 도입된 지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주민들의 의사를 직접 행정에 반영하는 주민자치가 미흡한 관계로 커뮤니티 단위의 지방자치는 활성화되지 못하였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자치역량이 미비한 가운데 주민을 위한 사업예산이 지원되지 않고 주민 결정권이 없어 실질적 주민자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자치단체 수를 줄이고 사무를 재분배하는 일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의 절대명제인 주민자치의 내실화와 성평등한 지방자치의 완성에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직적 자치계층 수를 줄이고 광역과 기초 자치단체간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며 사무분장의 합리적 개선을 통해 자원분배의 왜곡이나 편향을 시정하고 풀뿌리 주민자치를 되살려내는 방향으로 지방정치가 개혁되어야 한다.
  지방재정을 주민이 감시ㆍ감독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바람직한 기초자치단체 규모는 소규모로서 현재의 기초자치단체보다 좀더 주민에게 가까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또한 현재 시ㆍ군ㆍ구 통합을 반대하는 일부 주장자들의 주요한 반대 이유이기도 하다. 통합하면 지방정부가 주민에게 더 멀어지기 때문에 시ㆍ군ㆍ구 통합을 반대한다면 이것을 보완하는 방법은 현 기초자치단체보다 주민에게 더 가까운 읍ㆍ면ㆍ동을 기초자치단체로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읍면동을 기초자치단체화하는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읍면동 자치는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통장과 이장이 주민자치회 회장이 되어 읍면동 의회를 구성하고, 읍면동장은 읍면동 의회 의장이 겸임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읍면동 의회와 읍면동장 선거는 정당 공천을 배제하되 읍면동 의회는 남녀 동수 선출로 여성이 50%가 되도록 한다. 이 경우 50% 여성 배정문제는 득표율 순위로 50% 여성을 먼저 결정한 다음 나머지 자리를 남성후보자로 결정한다면 정당 공천을 하지 않고도 50% 여성 의석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선출방식과 절차는 조례에 따르도록 하여 지역별 특성이 반영되도록 하여 지방자치제도의 다양성을 보장하도록 한다. 그다음 읍ㆍ면ㆍ동장이 구ㆍ군의원이 되고 구ㆍ군의회 의장이 구청장과 군수가 되도록 한다면 현재 구의원, 구청장과 군수에게 지급되는 임금과 정치비용이 절감되어 이것을 주민복지와 교육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으로 지방자치제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거나 현행 지방자치법을 대폭 개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므로 향후 행개추위에서는 읍면동 주민자치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가장 최적의 안을 만들어 내고 최종적으로 국회의 입법과정을 통해 이를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행정구역도 현재와 같이 인구 5만, 인구 10만 등으로 시와 읍을 결정하는 획일적 기준을 버리고 기초자치단체는 더 촘촘히 엮어 내고 광역은 규모의 경제로  현재의 행정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인근 지역을 묶는 메갈로폴리스를 지향한다.
  행개추위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자치단체의 계층수를 줄이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층수에 집착하지 말고 자치단체간 업무의 중복을 막는 보충성의 원칙과 주민자치의 완성이라는 지방자치의 기본정신에 입각하여 유연하게 한국 지방자치단체 유형을 새로 정립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1층제나 2층제를 고수한다고 무리하게 지명이나 도시명을 통폐합시 사라지게 하지 말고 기능은 없애더라도 명칭은 살려줌으로써 지역의 정체성이나 역사성을 고려하는 세심하고도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읍면동이 기초자치단체가 되면 여성 노인들로 가득한 농어촌에 고학력 젊은 인구가 유입되어 농어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의 비전인 탄소제로 그린시티, 인공지능 도시는 커뮤니티가 그 중심이 되어야 한다. 생활정치 영역인 커뮤니티 단위에서 탄소 행동계획과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인도는 1990년 73차 개헌으로 인구수에 따라 7-31명의 주민직선 위원으로 구성되며 의장 임기는 5년으로 간선이며 예산집행과 자치권이 있는 기초자치단체인 빤짜야뜨에 여성 의석, 여성의장 1/3 할당을 명시한 결과 이것이 여성권익 신장에 기여하였다. 2009년 현재 30%에서 50% 여성참여를 위한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하였다. 주민자치는 생활 정치 영역으로 남성보다 동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여성이 동네 문제를 더 잘 알 수도 있으므로  주민에게 가까운 읍면동에 양성평등 주민자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리하여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참여하여 일과 가족을 양립하면서 커뮤니티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평등 조례를 제정하도록 권장하여야 한다.
  끝으로 여러 단계의 지방자치단체의 지위와 기능을 헌법에 명시한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현행 헌법의 지방자치에 관한 조항은 헌법 제117조와 제118조 단 2 조항뿐이다 헌법 제117조 ①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②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
   헌법 제118조 ①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 ②지방의회의 조직·권한·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 장의 선임방법 기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 우리나라 헌법상의 지방자치는 추상적이고 그 내용도 매우 미흡하여. 입법자나 법원에 대해 구체적 지침이 부족하다. 또한 헌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를 법률로 정하도록 되어 있어 광역과 기초 자치단체가 헌법상 보장되지 않고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광역지방자치단체의 규모나 성격차이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국회의 입법재량에 따라 지방자치가 좌우되는 문제가 있다. 현행 헌법 117조 1항처럼 모든 지방자치단체를 동일하게 규정한 관계로 기초지방정부나 광역지방정부의 역할이 대부분 중복되어 있어 지방자치의 헌법적 보장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적절한 헌법적 보장을 위해 행정체제개편과 헌법개정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18대 국회의 개헌특위 구성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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