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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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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개혁 제대로 가고 있나
2013.10.11
     대학개혁 제대로 가고 있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김   귀  순

  대한민국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등을 비롯하여 대학 자율성의 법률적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이로써 대학교육의 전문성을 통해 국가는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찾고 건전한 비평의식의 함양을 통해 잘못된 사회 현실을 바로잡는 자정작용이 대학 내에서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교육의 전문성, 교육의 자주성 등은 매우 중요한데 이를 뒷받침하는 주춧돌은 바로 대학의 자율성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일련의 대학개혁 과정을 바라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하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렵다. 인문학적 가치와 통섭과 융합의 지혜를 강조하는 시대적 의식에 역행하는 대학개혁과정을 보며 대학의 한 구성원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작금의 대학개혁 과정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기존정년보장제도의 폐기, 교수연봉제 도입, 강의평가의 업적평가 연계 등 그릇된 교수평가기준이라 할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승진 심사를 통해 비로소 획득되는 대학정년보장제도는 도입근본 취지가 권력과 재단 등 어떠한 외압에도 창조적 학문연구 활동을 보장해 주어 국가발전에 교수들이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대학들도 교수들의 오랜 투쟁과 노력 끝에 얻어낸 결실이다.  

정년제도의 문제점이 있다고 정년제를 포기한 유럽의 몇 나라들이 정년보장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보다 여전히 대학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 정년제를 넘어 종신제를 관철한 미국대학 교수들의 경쟁력이 유럽대학보다 전반적으로 더 높은 것은 교수들에게 안정적 연구활동을 평생 동안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과거 1990년대 미국에서도 종신제 교수의 강의와 연구 불성실을 재단에서 문제 삼아 종신제를 수정하려고 했으나 교수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재단은 퇴진한 적이 있다. 이는 세계 석학과 우수 인재들이 종신제를 선호한 나머지 유럽보다는 미국 대학으로 몰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임용되는 교수들은 거의 대다수가 비정년 트랙 연봉제로 임용된다. 교원지위의 불안정은 연구 및 교육의 전문성을 저해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저해한다. 재임용등을 위해서 임용권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와 학문 등을 해야 한다면 대학교수의 사회봉사활동은 위축되기 마련이다. 정년제도가 대학당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교수를 물갈이하기 위해 폐기된다면 과연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 대학의 자율성 등이 보장될 수 있겠는가.

연구업적평가도 1-3년 이내의 비교적 단기간 성과를 가지고 결정하는데 단기적 평가시스템은 문제가 많다. 대학은 기업이 아니고 장기적인 연구를 통한 심층적 학문적 성취가 더욱 중요하므로 성과론적 시스템에 적합한 조직이 아니다.

교수의 연구는 논문과 저서, 프로젝트 등으로 나타나는데 단기성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저서와 단편성 논문의 점수 차가 적어 저서가 나오기 어렵고 전공논문 위주의 평가가 통섭적 학문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또한 정량적 평가가 정성적 평가를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학 구성원 전체 동의가 어려운데 이것을 시행하기 위해 정성적 평가항목으로 가치 평가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것은 학교당국이 교수 재임용이나 승진에 악용될 소지가 높다. 현재의 교수업적평가시 정해진 수업시수와 무관한 근무일수, 학사관리능력등 연구외적 요소가 많은 점도 개선하고 휴직기간도 평가에서 배제해야 한다.
    
  강의평가가 원래 취지대로 교수가 수업에 참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대학교수의 역량평가로 과잉 인식되는 것도 문제이다. 잘 이해가 안 되면서 과제를 던져주는 강의보다 요점정리를 잘 해주는 쉽고 편안한 강의를 요즘 대학생들은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어려운 과제에 대한 문제해결의식을 키워주지 못한다. 학생을 제대로 지도하기 위해서 학생들의 잘못을 지적 많이 하는 교수, 시험을 어렵게 내거나 과제를 많이 부과하는 교수는 나쁜 점수를 받기 마련이다. 창의적 수업과 수업의 개별적 특성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독일처럼 강의평가를 안 하는 나라도 있다. 강의평가가 학생들에게는 성적확인을 위한 요식행위라고 생각하는데 비해 이것을 교수의 수업에 대한 중요한 평가라고 인식해서 대학당국의 강의평가 하위그룹에 대한 교수방법 개선 강요는 원인진단은 도외시한 안이한 행정적 발상이다.

또 하나 교수의 업적평가와 관련된 사항은 교육부의 대학 평가 지표선정의 문제로 발생한 학생 취업률이다. 취업은 대학교육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며 대학 본연의 목적은 진리탐구이다. 교육부의 취업률 공시가 대학당국으로 하여금 교수의 연봉, 승진 및 재임용에 학생 취업률을 연계시켜야 된다고 생각할 만큼 학생 취업률이 대학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심층적 연구와 강의준비를 해야 할 시간에 학생 취업알선에 목매야 한다면 이것은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다.

  사학의 경우 재단이 총장과 보직교수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으면 대학 자율성을 크게 저해하게 된다. 또한 재단 이사진의 총장취임도 사학발전을 위해 긍정적 역할로 자리 매김되려면 교권 존중과 교수협의회와의 역동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학내 장기 보직교수그룹의 존재는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고 교권억압의 도구가 되기도 하므로 이의 개선도 필요하다.

기존정년보장제도 폐기나 연봉제 도입에 앞서 대학 교수업적평가의 공정성 확보, 대학경영의 투명성 확보, 교수노조 활성화, 억울한 교원을 구제할 옴부즈만제도 도입 등 대학의 본질적 개혁에도 노력해야 한다. 대학 전체 구성원의 합의 없이 기존정년보장교수를 포함한 업적 평가 하위 20%를 퇴출하겠다는 대학교수 대학살(holocaust) 발상으로 대학개혁에 임한다면 이는 대학발전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다. 대학의 상업주의, 물신주의, 지나친 성과주의가 대학 자율성을 파괴하고 장기적 국가발전까지 저해하지 않나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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